개발/우당탕탕 대모험

2021년 회고 - 항해 전

호돌맨 2021. 12. 31. 15:24

2021년 으땠는가?

벌써 2021년의 마지막 12월 31일입니다.
이것저것 한 것 같지만 게으름에 안 한 것들이 눈에 아른거리고 열심히 산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니네요.

투자

반려생활 입사당시 목표 중 하나는 개발자로서 코드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회사에 기여하는 것이었다.

2020년 12월 말 부터 팁스 투자를 준비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 아이템을 바탕으로 해결하려는 문제를 제시하고 서비스와 잘 연계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해야했다. 특히 이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응용 단계가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를 밑바닥부터 찾았다.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기술들의 레벨을 나누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했다. 예를 들면 1단계 컴퓨터와 인터넷. 2단계 컴퓨터 언어와 데이터베이스, 3단계 응용프로그램. 4단계 인공지능, AR, VR, IOT등. 그리고 새로운 아이템을 어떻게 만들수 있을지 생각해봤다. 예를들어 1단계 컴퓨터, 인터넷에서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은 POS, AI 스피커등이 있다. 하지만 당연히 그것들은 전혀 새로운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자리잡고 있는 것들이다. 나도 모르고 세상도 모르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했다. 예를들어 강아지의 음성을 분석하여 요구사항을 알려주는 기계라던가.. (물론 이것도 장난감으로는 있지만). 그래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우리는 4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아이템을 선정했다. 그 과정에서 머신러닝, 반려동물 산업 리포트, 논문을 많이 찾아봤다. 그리고 수 개월간 구성원들과 수정의 수정의 수정의 수정을 거쳐 사업기획 PPT, 발표자료를 만들어 나갔다.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어떻게 측정할지도 고민이 많았다. 여러므로 고통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목표가 있으니 달려가게 되더라.

그렇게 3월 말. 투자사 스프링캠프에서 심사발표가 있었다. 이때 청심완도 먹었다ㅎㅎ. 심사는 발표, 질의응답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대표님 주도하에 진행되었다. 질의 응답의 기술파트만 내가 준비했는데 다행히(?) 대표님의 고통만으로(?) 무사히 끝나게 되었다. 고등학생때 기능대회 이후로 간만에 손 발이 떨리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1개월뒤 심사에 합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야호~~)
이 전 회사와 큰 차이를 경험하고 있다. 어쩌면 그 동안 이런 문제는 내가 전혀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던 영역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그 중에서도 우리회사 단계에서는 다르다. 목표를 향해 가는데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해야한다. 할 사람이 없다면 누군가는 대타로 기용될때도 있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타기위해 항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개발바닥

2020년 1월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략 2016년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팟캐스트 나는 프로그래머다 애청자였는데 아쉽게도 2017년에 종영했다. 나도 이런 팟캐스트 방송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공이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미래의 과제로 남겨두었다.
시간이 조금 흘렀다. 그 동안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개발 관련 콘텐츠는 유튜브, 아티클, 팟캐스트를 포함해 아예 없었다. 내가 받고자 했던 재미란 흥미로운 양질의 콘텐츠가 아닌 정말로 웃기고 유머러스한 포인트였다. 대부분 개발 콘텐츠는 브이로그, 강의 형태로 소비되었다. 개발업계, 실무 이야기, 커리어와 관련된 콘텐츠와 너무 개발-긱 스럽지 않게 대중화 된 유머를 섞으면 잘 팔리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또한 미디어의 개발 콘텐츠가 오프라인 문화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없었으니 선구자가 되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흘렀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뒤 회사의 개발적-마케팅을 고민하게 되었다. 서비스는 회사 차원에서 노력하면 되지만 스타트업에서 개발적-마케팅은 쉽게 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아웃풋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미리 어느정도는 기반을 다지는게 어떨가? 생각했다.

유튜브의 감성적 유머 포인트는 자신 있었는데 무언가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판단하여 업계 스타 향로님을 섭외하여 1월 15일 첫 업로드를 하게된다.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서 놀랬다. 향로님의 소셜파워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유튜브에 광고를 추가하려면 구독자 1천명 && 1년간 누적 시청시간 4,000시간을 달성해야한다. 개발바닥은 한 달도 안되어 구독자 1천명을 넘기게 되었다. 문제는 누적시청 4천시간을 어떻게 달성하느냐였다.
편집을 하다보면 대략 이 영상이 어느정도 반응을 보이겠다는 예상을 하게된다. 여느때와 같이 12화 편집을 하고 있는데 웬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클립을 편집하고 자막을 추가 해갈수록 '이건 대박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배달의민족 합격한 신입 개발자 이력서 공개합니다.편이 업로드 되었고 이른바 알고리즘을 타게된다.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조회수 덕에 향로님과 신이 났었다. 그리고 우빈님 덕분에 고작 업로드 영상 12개로 누적시청시간 4천시간을 달성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12월, 잠시 개발바닥은 겨울잠에 들어가게 된다. 항상 일요일에 시간 내어 편집하는 게 힘들었다. 짧으면 5시간 길면 10시간동안 반복 작업을 해야한다. 편집 작업은 일요일에 하지만 편집 생각은 일주일동안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 해결해야 할 회사, 개인 과제도 밀려있기 때문에 더이상 진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곧..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모집

회사에서 3월부터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여러 이력서를 살펴보며 많은 고민이 생겼다. '어떻게 해야 좋은 개발자를 뽑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고민은 마치 '매력적이지 않은 서비스가 어떻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가?'와 같았다. 이거 완전 기도-드리븐-채용아닌가? 그래서 내 생각은 다른 형태로 바꼈다. '우리 회사가 지원자에게 어떤 장점을 어필하고 설득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다가오기 만을 기다리지 말고 무엇을 줄 수 있는지부터 생각했다.
어차피 좋은 회사로 발전해도 좋은 개발자를 뽑기 위한 고민은 계속 된다. 다만 지원자의 레벨이 상향 평준화 될 뿐이지. 그렇다면 현재 상태에서 스스로 매력을 만들어가고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사실 스타트업은 네카라쿠배토당야보다 여러므로 조건이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스타트업뽕을 내려놓고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으로 극단적 평가를 해봤다.

요소 네카라쿠배 스타트업
연봉 높음 낮음
개발복지 좋음 나쁨
좋은 개발자 존재확률 높음 낮음
시니어 존재 확률 높음 낮음
업무 프로세스 있음 없음
워라벨 좋음 나쁨
업무 범위 좁음 넓음
서비스 인지도 높음 낮음
회사 성장 가능성 모름 모름
커리어 긍정적 영향 높음 낮음

물론 모든 개발자가 네카라쿠배로 가는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순 비교대상으로 바라보는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업계 전반적(지원자)기대치가 올라갔다. 때문에 어느정도는.. (가랑이 찢어지지 않을정도?) 네카라쿠배를 통해 좋을 점을 흡수하고 우리 회사의 개발적 매력 포인트를 개선해 나가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안할수는 없잖아?)
그래서 우리 회사의 개발-매력은 무엇인가? 모든 게 부족한 스타트업이 어떻게 지원자(개발자)에게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까? 나는 현재 우리회사의 상태에서 1차적으로 이 고민을 해결했다. 다만 여백이 없기때문에 따로 설명하지 않는다.

회사

7월, 반려동물 동반 레저/투어 서비스를 오픈했다. 개발, 디자인, 마케팅, 영업 모두 반려생활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구축했다. 우리 스스로 보여줄 수 있다는게 생겨서 상당히 좋았다. 하지만 하나의 상품을 등록하기 까지의 프로세스 정리가 필요하며 기술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 12월부터 조금씩 해결하는 중이고 1월에는 안정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외부 업체 제휴를 통한 반려동물동반 가능 숙소가 대폭 늘었다. 겨울 시즌임에도 숙소 예약률이 매우 ^^;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고객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관련 마케팅도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기저질환

나는 기저질환으로 아토피의 친구격인 건선이라는 병을 오래 안고 살았다. 사람마다 건선이 작용되는 요인은 다르지만 나는 카페인 때문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9월부터 카페인을 끊고 몸 상태가 엄청 좋아졌다.
사실 건선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이미 나왔다. 고민끝에 호전 속도를 빠르게 하기위해 12월부터 치료를 시작했다.
건선 같은경우 코로나 백신을 맞아도 되는지 연구자료가 없어 접종이 꺼려졌다. 의사 상담결과 백신을 맞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치료 기간에는 접종을 하면 안된다고 하셨다. (아니.. 그러면 진즉 맞을껄 그랬잖아!!)
병원에는 한 달에 한 번정도 방문하면 되고 완치가 되려면 수 개월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벌써부터 몸 상태가 엄청 좋아졌다. 내년에는 건강을 되찾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싶다.

2022년 목표

  1. 건강하기
  2. 반려생활 시리즈-A 투자 기여
  3. 강의하기
  4. 개발바닥 겨울잠에서 일어나기
  5. 돈 많이 벌기
  6. 해외여행가기

2021년에 감사했습니다. 2022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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